최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어쩌면 반려동물은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족같은 존재가 되었죠.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우리 소중한 아이들을 집에 두고 회사나 모임을 갈 때면 불안하곤 합니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어디 부딪혀 다치지는 않았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이런 모든 견주와 묘주들의 고민을 AI기술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집에 있어도 마음껏 외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펫페오톡 권륜환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interviewer. 신소민
펫페오톡은 어떤 팀인가요?
권) 펫페오톡은 반려동물과 인간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세상을 만드는 팀입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같은 언어를 쓰지 않기 때문에, 행동이 말해주는 것들이 많은데요. 그런 행동을 인식하고, 분석해서 반려동물과 인간이 소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AI(인공지능)기반의 반려동물 행동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적용해서 반려동물 CCTV인 '도기보기'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펫페오톡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권) 펫페오톡은 제가 함께하고있는 앵환이(앵무새)를 키우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니까, 앵무새도 강아지나 고양이들과 마찬가지고 분리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고요. 그러다보니 외출할 때 앵환이가 외로워하는 시그널들을 포착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외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수는 없을까?"하는 문제의식에서 펫페오톡이 시작됐습니다.
앵환이(앵무새)를 키우며 느꼈던것 중 펫페오톡의 컨셉에 어떤 점이 반영되었나요?
권) 저는 앵환이랑 대화를 하고싶었어요. 제가 오고가면서, 앵환이가 저한테 느끼는 점을 카톡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 공모전으로 그 컨셉을 구체화해서 출품을 했어요. 집에 CCTV가 있고, 그 CCTV에 반려동물이 잡히면 그 때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저에게 톡으로 보내주는거죠. 그러게 펫페오'톡'이 만들어졌고요. 창업을 결심했을 때 해외에서 같이 공부하던 이찬주 현CTO와 생각을 나누고, 뜻이 맞아 같이 시작하게 됐습니다.
타겟이 앵무새가 아닌 강아지와 고양이입니다. 왜인가요?
권) 사업성 때문이었죠. 창업을 하고 사업이 굴러가게 하려면 앵무새가 아니라 강아지나 고양이어야 했고요. 키우는 반려동물의 종류와 상관 없이 주인들의 마음과 니즈는 동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아지나 고양이의 행동 패턴에 대해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 부분을 스터디하기위해 유기견 봉사활동을 1년 반 정도 꾸준히 다녔어요. 그렇게 보다보니, 같은 종의 반려동물들도 미묘한 표정이나 행동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크게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재까지도 협업하고있는 유기동물 구호단체 '팅커벨 프로젝트'와도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고요. 그렇게 공부하고 배워가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창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권) 이전에 이런 반려동물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서비스가 많지 않았어요. 결론적으로 창업이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이죠. 개발을 하던 사람이다 보니, 처음엔 사업에 대한 감이 없어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이찬주CTO와 부모님과 같이 사는 집에 컴퓨터 두 대 두고 시작했어요(웃음). 공모전을 출품하면 심사위원분들께 쓴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그렇게 1-2년 지나고 보니 사업에 대한 부분도 학습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지금도 부딪혀가며 펫페오톡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 시장의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셨나요?
권)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아픈 경우에, 대부분은 아픈 후에 나중에 알게 돼요. 반려동물을 사람의 언어로 말을 할 수 없으니까요. 당시 시장에는 반려동물이 아픈 후에 병원이나 보험 등과 연계된 서비스들은 많이 나오고 있었지만, 문제가 생기기 전에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사전예방적인 서비스가 부재했습니다. 이런 점들이 펫페오톡의 방향성을 잡은 가장 큰 동기였습니다.
어떤 점들이 반려동물의 문제점을 사전에 알 수 있게 하나요?
권) 짖음에 대한 이슈가 가장 컸습니다. 짖는다는 행동은 반려동물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전반적이면서도 강력한 표시거든요. 반려동물의 감정의 문제이든, 신체의 문제이든 주인에게 알리려는 시그널이기도 하고요. 이런 짖음을 주인이 먼저 알아주지 않으면 반려동물과 사람 둘 다에게 문제가 생기는데요. 예컨대, 아파트의 경우에는 '짖음'으로 인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마찰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이 밖에서 일 하는 사이에 아이들의 행동은 알 수 없잖아요. 내가 보고 듣지 못했기에 이해할 수 없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죠.
따라서 이런 반려동물의 짖음을 비롯한 행동을 분류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주인들이 경제활동이나 취미활동을 위해 외출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니, 주인이 집을 비웠을 때 아이를 관찰하고, 행동을 인식해서 알려줄 수 있는 CCTV의 컨셉을 고안했습니다.
반려동물과 의사소통과 AI를 적용한 CCTV기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권) 맞습니다. 처음에는 반려동물과의 소통에 치중해서 개발을 했었어요. 그 결과 강아지와 대화하는 컨셉의 챗봇을 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지나면서, 사업의 방향성을 조금 더 뾰족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여러 VC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그렇게 피드백을 들으며 행동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하는 방향성을 설정했고요. 그 결과 AI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행동분석을 제공하는 CCTV앱인, '도기보기'를 만들게 됐죠. 창업을 하고, 이 방향으로 완전히 집중하기까지 약 1년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도기보기만이 사용자들이게 제공한 수 있는 차별점은 어떤 부분일까요?
권) 요즘 펫테크가 주목받으면서, 반려동물 관련한 좋은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솔루션 업체들은 대부분 반려동물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뒷단의 병원이나 보험과 관련된 문제들을 푸는 서비스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보다, 펫페오톡이 만드는 '도기보기'는 반려동물이 겪는 문제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서비스입니다. 반려동물은 사람의 언어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거죠.
흥미롭네요. 도기보기를 만드는 펫페오톡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모두 반려동물을 키우나요?
권) 현재 펫페오톡은 9명이고요. 팀원 모두가 반려동물과 살고있지는 않지만, 모두 모두 반려동물과 인간이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비전에 깊이 공감하며 달려가고 있습니다.
도기보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가요?
권) 저희 고객군 중 가장 두드러지는 소비자군이 '고관여'소비자에요. 말 그대로 반려동물에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죠. 반려동물이 외로워할까봐, 직장을 그만두는 등 모든 생활패턴을 외출을 안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분들도 간혹 계세요. 피치못할 경우가 생기면 펫 동반 공간만 다니시고요. 이런 분들에게 저의 도기보기의 펫CCTV서비스가 조력자가 되어드리고 있습니다. 내가 외출을 해도, 아이를 항상 보고 이상행동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것이죠.
건강이 좋지 않거나 나이가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유저도 많겠네요?
권) 저희도 처음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유저 리서치를 하다보니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왜 펫CCTV를 사용하시나요?'의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이 '좋으니까'였어요. 즉, 반려동물이 점점 가족처럼 인식되는 사회에서, 내가 반려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을 제공해드리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외출을 해도 내 가족이나 자녀와 톡이나 전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것 처럼요.
그렇다면, 도기보기의 5년,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권) 일단 현재 펫CCTV로 시작한 도기보기는 반려동물의 분리불안을 모니터링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발견'에서 '치료'의 영역까지의 확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치료사를 매칭한다거나, 상품을 추천해줄 수도 있고요. 그 이후에 질병 단위로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되면, 이를 활용해서 수의학적인 영역의 솔루션까지 진출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좋은 기술로 유저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DHP를 만났을 당시 펫페오톡은 어떤 팀이었나요?
권)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펫페오톡 자체의 초반 모델이 디지털 헬스케어와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예컨대,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주는 CCTV자체는 디지털헬스케어의 영역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제가 DHP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DHP 정재호 파트너님과 장진규 파트너님을 통해서였는데요. 이 분들과 이야기를 하보니 자연스럽게 저희의 AI행동분석 기술이 디지털헬스케어의 영역으로 확장적용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습니다. DHP와의 만남은 엔지니어로 구성되어있던 펫페오톡 팀의 부족했던 산업에 대한 이해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투자를 받으면서 가장 도움을 받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권) 먼저, 최윤섭 대표님이 굉장한 의리파세요(웃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려는 부분이 있으십니다. 또한, 디지털헬스케어라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특히 버티컬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파트너분들로 계셔서 펫페오톡의 사업적인 역량을 성장시키는 데 직접 도움이 되는 피드백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저희가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이라고 포지셔닝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DHP에게 투자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저희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DHP의 투자 과정이나, 이후 행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 DHP 파트너와 자문가들이 참여하는 오피스아워가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두고 저희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값진 경험이었고요. 전문가 뿐만 아니라 다른 VC 등의 투자자분들도 들어오셔서, 다른 하우스들과는 다른 밸류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최근 진행하는 '금요미식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DHP 최윤섭 대표님이 호스트가 되어서, 금요일 점심에 DHP 포트폴리오 대표님들과 식사하는 자리인데요. 코로나 때문에 특히 이런 네트워킹 자리가 귀하게 느껴졌던 것 같고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셔서 뜻깊었습니다.
인터뷰어의 한 문단 마무리
권륜환 대표님은 끝까지 '무료 서비스 중 이런 서비스 없다'며 펫페오톡의 도기보기서비스의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반려동물, '앵환이'로부터 시작된 서비스인 만큼, 진심으로 모든 반려동물과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문제 발생 후의 해결이 아닌, 문제의 '발견'이라는 미션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기술로 풀어나가려는 펫페오톡. 지금은 CCTV 앱으로 시작하지만, 뒷단에 그리고 있는 조금 큰 비전을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DHP와의 시너지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