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교육과 메타버스의 만남, 상상해본 적 있나요?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일상에 더욱 깊숙이 들어온 의료 서비스. 이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진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있을까요?
여느 멋진 의학 드라마들처럼 모든 의료진이 충분한 교육을 받기에는 아직 현실적인 제약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의료 교육의 문제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해결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뷰라보(Vulabo)'를 만드는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현재 의료 교육 시장에 어떤 문제가 존재하는지, 또 뉴베이스는 그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하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interviewer. 신소민
뉴베이스는 어떤 팀인가요?
박) 뉴베이스는 의료 시뮬레이션 게임 '뷰라보'를 통해 의료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환자 시나리오 중심으로 여러 간호술기를 통합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뷰라보 플러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요, 모바일로 오픈된 상태입니다. 연말에는 VR기반의 새로운 시뮬레이션 교육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보람이 클 것 같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어떤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셨나요?
박) 현재 의료 교육에는 접근성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일단, 교육의 학습효과가 있으려면 실제 환자를 많이 보고 실습을 해야 하는데요, 이런 경우 환자의 안전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직결되죠.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의료진이 교육을 잘 받고 성장해야 환자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술기를 학습해야 하는 의료진의 딜레마가 발생하죠.
제한적으로 실습을 하더라도, 관찰 위주의 실습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명확합니다. 게다가 반복학습이 불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발생하죠.
그렇다면, 실제 환자가 아닌 가상 환자를 통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뷰라보의 시작입니다. 뷰라보는 이런 실제 환자에 대한 접근성 문제와 학습효과를 디지털화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일반 환자는 물론 실제로 접하기 힘든 중증 환자 치료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가상 환경으로 옮겼고요.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반복학습 또한 가능합니다.
의료 교육 접근성 문제를 가상 환경에서 해결하는 서비스는 아직 없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의학교육기관에서 많이들 찾아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뉴베이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박) 구글 글래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막연하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이런 AR 등의 기술의 활용가치가 가장 높은 영역이 헬스케어 분야라고 생각했죠. 엄청나게 멋지고 화려한 계기는 아니에요(웃음). 그렇게 뉴베이스는 '헬스케어 분야의 난제를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고 싶다'는 포부 아래 2014년 시작됐습니다.
왜 헬스케어 분야에 사용자 경험을 접목시키려고 했나요?
박) 저는 UX디자인과 IT기획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데요, 당시 이런 UX디자인과 IT기획 경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그렇게 리서치를 하다 보니, 의료분야에 난제가 너무 많은 거죠. 기존의 의료분야의 연구과제나 지원사업은 많았지만, 그중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사업은 없었어요. 그 이유가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려의 부재라고 판단했고요. 따라서, '나 같이 UX 하는 사람'이 의료 섹터에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고 판단했죠. 그렇게 뉴베이스는 UX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주받으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표님께서 의료 백그라운드가 아니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박) 쉽지는 않았어요. 먼저, 주변 지인들과 선배들에게 '나 이런 일을 하고 싶다'라고 정말 많이 말하고 다닌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세브란스에서 진행 중이던 응급의학 관련 프로젝트에 서비스 기획이 필요한 상황을 만났어요. 응급의학에 대한 지식도 하나도 없었지만,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무작정 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정말 약 3개월 동안은 2~3시간씩 자며 공부했던 것 같아요. 의료 용어 개념부터 기술 리서치까지, 하나씩 공부해가며 3개월 만에 사업소개서를 쓸 수 있었어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에, 그래도 자신이 없었는데, 당시 담당 교수님의 한 마디가 저의 원동력이 되었어요.
"어차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하고 싶은 사람이 해라."
이 철학으로 지금까지도 뉴베이스를 만들고 있고요. 그렇게 시작을 하고 나니, 오히려 비슷한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이라 초반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의사가 아님을 인정하고, 그 이외의 영역에서 차별적인 영역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만의 영역을 개척한 점, 그리고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지금의 뉴베이스를 만들기까지의 동력이 됐던 것 같습니다.
뷰라보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박) 뷰라보는 의료진들을 위한 버추얼 메디컬 시뮬레이션 교육 서비스입니다. 앱과 웹 기반의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의료 접근성 문제를 풀고 있고요. 예컨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뷰라보 플러스는 예비 간호사들이 가상 중환자실에서 디지털 환자를 처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앱입니다. 간호사가 새로운 환자를 인계받아 보호구를 착의하고, 격리 중환자실로 이동해 환자와 대화하고, 다양한 처치와 검사를 수행하며 EMR에 기록하는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냈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간호사는 벌써 600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 게임 형식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비 간호사들은 반복 학습으로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고, 의료기관은 실습 때마다 고가의 의료 소모품이 버려지는 비용 문제를 절감할 수 있죠.
때문에 뷰라보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교육훈련센터, 인천응급의료지원센터, 한양대학교 등 다양한 기관에 활용되어 의료진 교육에 도입되었고요. 또, 뷰라보 이전에 개발한 재난 훈련에 사용되는 재난 중증도 분류도 역시 부산지역 소방서, 인천지역 보건소 교육, 한양대 간호대 교육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공적 영역에서 특히 뷰라보를 찾아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 먼저, 이런 의료 교육에 대한 니즈가 사회적 타이밍과 맞물려서 확실해진 부분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뉴베이스가 처음 시작된 2014년 세월호 사태나,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사태로 인해 간호∙의학 분야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니즈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많이 찾아주시는 만큼, 뉴베이스도 기술에 대한 챌린지를 받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뷰라보의 특장점은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뷰라보는 모바일과 웹 기반이기 때문에, 집단 훈련과 비대면 훈련에 최적화되어있고요. 경제적으로 많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즉, 의학교육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DHP에게 투자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 DHP에게 문을 두드렸던 이유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잘 알고 이해해줄 투자자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뉴베이스가 포지셔닝하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이해관계자나 BM과 다른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파트너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죠.
사실 DHP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라는 것을 알고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어요. 메디컬 테크와 같은 완전히 전문화된 분야만 투자하시는 줄 알고요. 들어가서 보니, DHP는 그 보다 훨씬 폭넓은 분야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계시더라고요.
DHP에게 투자를 받고 가장 도움이 됐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 DHP를 만나고, 처음 투자 심사를 받았을 땐 보류가 됐었어요. 그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몇 달 동안 비즈니스 자체에 대해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이 디벨롭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다시 IR피칭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반응이 좋았습니다. 특히, 어떤 피드백 보다도 '우리 병원에 당장 도입하고 싶다'는 피드백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느 투자사에서도 듣기 힘든 피드백이죠. 이를 통해 뉴베이스가 마켓 핏을 찾았다는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DHP의 매력은 이런 점인 것 같습니다. 초기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경우 발로 뛴다고 해도 의료인을 만나 마켓 핏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DHP의 자문을 통해서 공공의료부터 대기업, 민간병원 관계자들이나 법률, 인허가까지 다양한 섹터의 전문가들을 한 번에 만나, 우리 서비스를 검토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고요. 다수의 전문가를 한 번에 모아 두고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 자문을 해주는 형태는 흔치 않은데, DHP의 자문은 말 그대로 '원스탑 자문'인 셈이죠. 어느 투자사에서도 받을 수 없는 종류의 자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양한 슬랙 채널에서 공유되는 정보를 통해 헬스케어 산업 및 규제 동향 파악에 대한 도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파트너들이 모두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이해관계자들이다 보니, 이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빠른 피드백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렇다면, DHP를 만나기 전과 후 뉴베이스의 모습을 비교해 본다면?
박) DHP를 통해 얻은 마켓 핏에 대한 확신은 서비스를 빠르게 밀어붙이는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사실, 초반에 DHP로부터 '다 좋은데, 대기업 같다."라는 뼈 아픈 피드백을 받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뉴베이스는 의료 교육 시장을 잘 모르다 보니, 리서치 기반의 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속도가 처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필드에서 직접 확인하라는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죠. 이런 피드백을 바탕으로 필드 리서치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게임 시나리오 확장의 전략과 개발의 방향성도 완전히 바꾸었고요.
DHP 파트너와 자문가분들 자체가 시장의 고객이다 보니, 철저히 고객중심, 시장의 눈높이에 맞춘 사고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게 DHP를 추천한다면?
박) 사실, 돈만 받으려는 스타트업에게는 DHP라는 투자사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기의 뉴베이스와 같이 자문이 많이 필요하거나, 투자금 이상의 파트너십을 통한 밸류를 얻고자 한다면, 최적의 투자사는 DHP인 것 같습니다. 특히, 투자 결정 하기 이전의 단계의 오피스아워 참여나 투자심사 미팅을 통해서도 전문가의 자문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던 점도 매력적입니다.
"투자금 이상의 파트너십을 통한 밸류를 얻고자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면 언제라도 DHP의 문을 두드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뉴 베이스가 만들어나갈 의료 교육의 변화를 지켜봐 주시고, DHP와의 시너지도 기대해 주세요!